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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언,좋은글

부자의 말센스<김주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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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하고 고맙다는 말 듣기

  "직원이 잘못해도 참기만 하려니 괴로워요."

 헤어숍을 운영하는 어느 원장님의 이야기다. 이야기인즉, 과거 디자이너 시절에 겪었던 일 때문이었다. 당시에 숍 막내가 손님의 머리를 감길 때만 되면 온데간데없었다. 안 그래도 바쁘게 돌아가는 매장에서 몇 차례 그런 일이 생기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사라진 막내가 창고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야단을 쳤다.

 그런데 그 이후 막내의 태도가 차가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을 여기저기 안 좋게 얘기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 상황자체가 몹시 피곤했던 그녀는 원장이 된 지금도 싫은 소리를 하는 대신 속으로 참고 있었다.

 마냥 참는 것이 경영에 능사가 아니다. 일단 원장의 말에 "충분히 그럴수 있을 것 같다"라고 공감한 뒤, 표현법을 바꿔보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쉽게 말해, 막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혹시 그날 진자 급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늘 그런 행동을 했었는가?

-내가 막내였을 때 비슷한 적은 없었나?

-내 말투는 어떻게 들렸을까?

 막내가 있어서 다들 편하게 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그러나 막내는 아마도 1인 다역을 하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뒤에서 혼자 티도 안 나는 일을 도맡아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니 막내에게 먼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진짜 이유를 알면 오히려 더 끈끈해지는 기회가 된다.

  이때 어떤 식으로 대화를 풀어나가면 좋을까?

"막내야, 아까 잠깐 안 보이던데 혹시 무슨 일 있었니?"

"내가 보면 네 자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 우리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니까 말이야. 혼자 다 하려니 힘들지? 나도 그런 때가 있어서 잘 알아."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상대방을 어떻게 나올까? 아마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에 속내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 힘든 점을 터놓으며 이야기하다보면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할 확률이 높다. 자연스럽게 둘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다음에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상대를 인정하는 말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일이 잘 돌아가게 해주는 너는 우리 가게 윤활유야. 앞으로 다른 일이 생기면 나한테 살짝 귀띔해줄래? 그러면 내가 대비할 수 있으니까. 네가 갑자기 안 보이면 빈자리가 크거든. 비중이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는 듯해! 힘내~ 막내야."

 창고에서 발견한 막내에게 이렇게 말해줬으면 어땟을까, 하고 원장에게 말했다. 막내의 관점에서 생각해본 원장은 불쑥 화부터 낸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사람들이 리더에게 감동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너그럽게 감싸줄 때다. 물론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좀 더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헤어숍 막내에게 그날 진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잠시 창고에서 쉬었던 것인지가 아니다. 다음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야 생각이 변하고 행동이 달라진다. 본인이 잘못한 일임을 스스로 알고 있는데 상대가 오히려 감싸주면 더욱 미안해지는 법이다. '당연히 혼나야 하는 일인데 이렇게 말씀해주시다니...'로 마음이 바뀐다. 진정으로 반성하게 되고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 상대에 대한 인간적 존경심이 생겨난다.

 직원 때문에 난감해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해결책을 제시해도 어쩔 수 없이 '화부터 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묻곤 한다.

 "속 시원한 걸 원하세요? 아니면 내 사람을 한 명 얻고 싶으세요?"

 내 속에 있는 말을 다 풀고 나면 그 순간 잠시 화가 풀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속이 시원해지는 것은 찰나라는 사실! 곧 그사람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더 신경쓰고 노력해야 할지도 모른다. 부족한 내 경험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 예전보다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면서 관계가 더 좋아졌음을 느낀다.비단 직원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대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무턱대고 내 감정을 표출하기보다 상황을 파악하고 '긍정의 말센스'를 활용해보자. 예를 들어 "조용히 좀 해요"라고 말하기보다는 "소리 좀 낮춰주시겠어요?"라고 하면 어떨까. "늦지 마"보다는 "조금만 서둘러서 와줄래요?"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기보다는 에둘러 표현함으로써 잘못을 스스로 인지하게 하는 말하기가 습관이 되면 주변 사람들은 알아차린다. "저 사람은 정말 말을 기분 좋게 해" 이 말을 들을 때까지 연습해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날 문득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느낄 것이다. 다양한 기회가 생기는 것은 덤이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은 이들을 보면 이외에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상대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언어를 사용한다.

 평소 존경하는 한 대표님은 전화를 받을 때 "여보세요" 대신에 곧바로 "보고 싶습니다. 형님!"이라고 말한다. 훨씬 더 친근하지 않은가? 오늘 중 걸려온 전화에 바로 써먹어보자.

 "보고 싶었어. 친구야~!!"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