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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언,좋은글

웰씽킹 <켈리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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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공헌 그리고 인격까지 완성될 때

  몇 년 전, 나는 <선데이 타임스>의 브루스 밀러 기자에게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선데이 타임스>는 1822년에 창간한 영국의 대표신문으로 전통과 권위가 있는 언론이다. 영국의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인터뷰를 희망하는 신문사 중 하나다. 이렇게 큰 신문사에서 나를 인터뷰하고 싶다는 말에 적잖이 놀랐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그에게 물었다. 

"인터뷰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제가 담고 싶은 것은 여성 사업가의 성공 스토리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인 성공 스토리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하지 않습니다"

  남들은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유명 신문사의 인터뷰를 나는 왜 거절했을까? 사실 나는 기사나 방송이 나가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열심히 활동했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 과정이 아니라 내가 돈을 번 이야기에 대해 묻는다면 대답하지 않았다. 단순히 돈을 번이야기는 회사나 내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잘 성장하고 있는 회사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가는 항상 입이 무거워야 한다. 함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말 한마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존망이 결정된다. 그렇게 되면 의도치 않게 헌신적인 직원들이 피해를 받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브루스 밀러 기자는 이런 게 기자 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끈질겼다. 그래서 그에게 개인적인 재산 이야기는 강조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를 허락했다. 베테랑 기자답게 인터뷰는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약속한 대로 기사에 숫자는 단 하나도 기입되지 않았다. 내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졌는지,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개인적인 것보다는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담겼다. 

  켈리델리의 비전과 철학, 직원들의 기여도나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만이 보도됐다. 무엇보다 얼마나 철저히 재료를 선별하고 위생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지구를 해치지 않는 경영 마인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터뷰했다. 대부분의 성공 스토리에 대한 기사처럼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진심을 담을 수 있었다. 이 인터뷰 덕분에 회사도 실질적인 홍보 효과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인터뷰 요청이 왔다. 나의 영국 부자 리스트 순위가 더 상승되었다며, 꼭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Sunday Times Rich List 2020>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확인해보니 나와 남편 제롬의 이름이 345위에 있었다. 당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372위에 있었고 축구스타 베컴 부부가 354위였으니, 신문사 입장에서는 나의 스토리가 아주 좋은 기사거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원칙대로 바로 거절했다.

  미국의 종합 경제지인 <포천>에서 매년 500대 기업을 선별해 발표하는 것처럼, <선데이 타임스>는 매년 영국의 부자리스트를 만들어 특집기사를 통해 보도 한다. 사실 영국에서 내로라하는 부자들 중에 여성 사업가가 별로 없고 동양 여자는 더더욱 희소했기에 여러 번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돈을 번 이야기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했다. 거듭해서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브루스 밀러는 끈질김의 대명사가 아니었던가. 나는 이번에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돈은 얼마나 벌었고, 얼마나 좋은 집에서 살며, 얼마나 좋은 차를 타는 지에 대한 내용을 인터뷰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당연히 집도 보여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래서 런던에 있는 우리 회사의 초바바 매장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인터뷰중에는 영국의 부자 순위를 나타내는 공식적인 숫자 이외에 다른 숫자는 다루지 않았다.

  애초 부자 순위를 가지고 돈 이야기를 하는 인터뷰였지만, 그저 현재의 성공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업이 망해10억원이라는 큰 빚을 지고 죽으려고 했는데 엄마 때문에 죽지 않고 살아서 다시 사업에 도전한 이야기와 시골에서 태어나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회상, 어떤 어려움과 노력을 거쳐 사업을 일구었는지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인간적인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고 켈리델리의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

  내가 이토록 부에 대해 말하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마치 부와 돈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돈은 부의 일부이지 전부가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부란 나에게 들어오는 돈을 다른 곳으로 새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달하는 완전한 과정,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부자란 남을 돕기도 결심하고 사회적인 공헌을 실천하면서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을 일컫는다. 즉, 돈과 공헌 그리고 인격까지 완성될 때 비로소 부자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지독히도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터라 돈과 성공이 곧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언제나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고 노렸했다.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파리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지옥보다 고통스러웠던 나날을 보냈을 때까지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살아보겠다고 다짐하며 깨달은 사실이었지만, 나는 부의 개념을 잘못 세워 실패를 면치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이후로 돈, 공헌, 인격이라는 3요소를 모두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단순히 돈 많은 부자가 아니라 진정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 그들의 돈의 액수가 행복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돈으로 인한 풍요를 가족과 친구, 이웃들과 나누지 않으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외로울 뿐이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세계적인 부자들은 그걸 알기에 자신의 재산을 인류와 지구를 위해 아낌없이 내놓는 것이다.

  과거의 나는 돈을 받아들이는 것에 급급해 결국 사업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의 나는 돈을 어떻게 흘려보낼 것인지를 계획하고 실천했기 때문에 상상할 수도 없었던 부를 거머쥐었다.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내가 몸담은 공동체를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초밥을 만들고, 이민자와 현지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걸 우선순위로 삼았다. 세계 최고의 초밥을 만들어 타인에게 반드시 공헌하겠다는 그 마음이 햇살이 되어 나의 앞날을 환하게 밝혀준 것이다.

   인류는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부를 가지려는 사람들에 의해 계속 발전했다.

만약 타인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부를 모으는 사람들이 득실거렸다면 인류는 이렇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온 우주의 에너지는 다른 사람을 위해 부를 축적하겠다는 사람들에게 향한다. 그렇기에 당신이 부를 거머쥐려는 목적이 타인을 향해 반드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당장 내 잇속만 차리고, 타인에게 돈이 흐를 수 있도록 도울 수 없다면 포기하는 편이 좋다. 언젠가는 반드시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부의 개념을 잘  세우고 

원하는 곳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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