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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명언,좋은글

부자의 말센스<김주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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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각이 내 인생을 만든다.

  살면서 비슷한 일을 겪더라도 사람들은 왜 각자 다르게 받아들일까? 저마다 '색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상황을 겪고도 해석이 달라진다. 각자의 색안경은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자신의 성격,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난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 아버지를 무척 미워했다. 그리고 당연히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아버지를 미워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나와 똑같은 상황인데 아버지를 전혀 미워하지 않고,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분의 이야기였다. 충격이었다.

  '가정을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지 그분의 생각이 몹시 궁금했다. 왜냐하면, 사실은 나 자신도 '미움'이라는 감정을 내려놓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함께하지 않았더라도 나를 태어나게 해준 아버지이고, 그분을 미워하는 것은 딸 된 도리로서 분명 마음 한편에 쌓인 고통이었기 때문에 그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무엇이 생각의 차이를 만들었는지 궁금해하며 그분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 답을 발견했다. '그분의 어머니'와 '나의 어머니'가 보인 반응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긴 세월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은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내가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든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나 역시 내게 의지하는 어머니의 시선으로 아버지를 바라본 것이다. 그런데 그 분의 어머니는 달랐다. "엄마도 아빠가 밉지요?"라고 물으면 "넌 아빠가 왜 밉니? 넌 아빠한테 고마워해야지. 세상에서 태어나게 해주었고, 학교까지 마칠 수 있게 해주셨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순간, 마음에서 뭔가 울컥하고 올라왔다. 꽤 오랜기간 나를 괴롭혔던 미움이 사실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믿고 있던 '당연히'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사람에 따라 당연하다고 믿는 것이 다를 수 있구나'를 깨달은 그 순간 오랜 시간 나를 억누르던 감정이 조금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때 나는 어머니의 관점에서 벗어나 나만의 안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아끼는 지인은 이야기한다. 왜 굳이 아픈 과거를 들춰내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굳이 꺼내는 이유는 내가 멀리 돌아온 이 길을 누군가는 편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때문이다.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 누군가를 쫓아다니고 수많은 책을 읽어가며 얼마나 미친 듯이 노래했던가. 아무도 정리해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내가 작은 해답이 되어주고 싶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 되어 독립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서와 세계관 안에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훌륭하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그 반대라면 과감히 깨고 나와야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이 하나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 세상 그 어떤 부모가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지 않겠는가. 다만 우리의 부모님들도 조부모님께 받은 대로 물려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아버지도 그랬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더욱 건강한 정서와 세계관을 물려주고 싶다면 이제 우리가 새로이 구축할 때다.

  당신은 고통 없이 행복해지기를.

자신의 시야를 가린 색안경을 깨닫고 투명한 안경으로 바꿔 쓸 수 있기를.

  그래서 나의 당신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